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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Jan 2014 06:00 PM PST
대학생 A양은 친구들과 시간표가 맞지 않아서 혼자 끼니를 때워야 한다. 벌써 수업이 끝나고 이래저래 이야기를
나누다가 강의실을 나오니 다음 수업까지 1시간이 채 남지 않았다. 배는 고픈데 혼자 밥을 먹으러 가기도 모하고, 수업 전에 복사실에 들러서
프린트도 해야하는데, 애매하게 남는 이 시간을 어디서 때워야할지 고민이다. 가끔씩 카페에 들러 음료 한잔과 샌드위치를 사먹기는 하는데, 그 값이
밥값보다 비싸서 정말 배가 고프면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서 대충 쑤셔넣거나 끼니를 거르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시간을 때우다 다음 수업을 들으러
간다.
직장인 B군은 오늘 저녁, 강남에서 친구와 저녁약속이 있다. 앞의 일정이 일찍 끝나게 되어 약속시간까지 40분이
애매하게 남은 상황. 계속 서있기에 밖은 너무나 춥고 다리도 아프다. 설상가상이라 했던가. 휴대폰은 배터리가 부족해서 곧 꺼지기 직전인데, 만날
친구와 계속 연락을 해야하는 상황. 어느 카페에 들어가서 잠깐 충전을 하고 나오자니, 안그래도 손님들이 꽉 차서 자리가 없는 카페에서 아무것도
시키지 않고 배터리를 충전하고 있기에는 눈치가 보인다. 그렇다고 음료를 시키기엔 곧 저녁을 먹으러 갈텐데 너무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A양과 B군에게 벌어진 상황들은 특이한 광경이 아니다. 이미 많이 겪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앞으로도 겪을
수 있는 우리네 일상 속 상황들이다. 가장 쉬운 예로 연락을 해야하는데 휴대폰 배터리가 부족해서 지하철 역사 내에서 휴대폰을 충전하면서 통로에
서있거나 맨 바닥에 앉아있는 상황을 어렵지 앉게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정말 잠깐 이야기를 나누 고싶은데 그에 마땅한 장소가 없어, 카페에
가서 비싼 음료를 시킬 때 아깝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속상하다.
Moment족에 주목하다.
Moment족
잠깐의 시간 동안 무언가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
잠깐의 시간 동안 무언가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
이러한 ”Moment족”이 필요로 하는 것은 잠시 앉아있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도 있고, 와이파이나 콘센트가 될
수도 있다. 애매하게 남은 약속시간에, 더운 여름날에는 강한 햇빛을 피하며 시원하게 있을 수 있는 공간, 추운 겨울날에는 따뜻하게 있을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목이 마른 이들에게는 마음껏 마실 수 있는 물이 될 수도, 잠깐 서류작업을 해야하는 이들에게는 글씨를 대고 쓸 수 있는
테이블이 그들이 필요로 하는 무언가가 될 것이다.
- 시간제 카페 Ziferblat, 잠깐만 머무셔도 됩니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카페 Ziferblat의 내부모습 >
최근 영국 런던에 개점한지 약 한 달이 된 카페 Ziferblat 이 화제가 되고 있다.
Zifferblatt은 러시아어 또는 독일어로 “clock face” 즉, 시계판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시간제로 운영되는
이 카페는 먹고 마시는 것은 자유이지만, 여기서 머무는 시간에 대한 값을 지불하도록 되어있다. 문을 들어서자 마자 찬장에 있는 알람시계 하나를
가지고 가서 시간을 스스로 기록하게 된다. 손님들은 여러가지 먹고 마실것들을 가져다 먹을 수 있는데, 심지어 부엌에서 요리도 할 수 있고
전문적인 커피머신에서 커피도 내려다 마실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도 시간제 카페가 있고, 이와 같지는 않지만 토스트기로 빵을 구워먹거나 따뜻한
커피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는 카페들이 있는데, 그 차이가 무엇일까. “Moment 족”의 입장에서 주목해야할 Ziferblat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최소시간의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기존에 한국에 있는 시간제 카페들은 하나의 음료만 시켜놓고 오래 자리를 머무는
손님을 방지하기 위해 최대 시간을 정해놓는 방식이거나 하나의 공간에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게 만든 멀티방의 경우도 계산하는 단위가 시간으로
되어있다. 일반적으로 1- 2시간을 기본단위로 책정하고 적은 시간의 경우 값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잠깐동안 머물고자 하는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어렵다.
“머무시는 이 시간만큼은 당신이 그 공간의
임차인입니다.”
시간 단위가 아닌 분 단위로 가격을 계산하는 이 카페는 1분에 3p(펜스), 한국 돈으로 약 52원이다. 우리
나라 카페의 커피값을 약 5,000원이라고 생각해보았을 때, 이 곳에서 5,000원을 내면 약 1시간 36분을 머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즉, 잠깐 동안의 욕구를 충족하고자 하는 “Moment족”의 입장에서 5,000원이라는 음료값은 너무 비싸다. 하지만, 잠깐을 위해 카페에서
비싼 음료를 소비하게되는 이들에게 카페 Ziferblat는 정말 반가운
존재이다. Ziferblat, 이들의 표현에 따르면 이 곳에 머무는 모든 손님들은 각각의 공간에
대한 작은 임차인으로서, 댓가를 지불하는 그 시간동안 내 집처럼 편안하고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공간을 추구하고 있다. 내 집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지 않도록 가구를 배치하여 인테리어하고, 부엌에서 스스로 요리하고 설거지를 할 수 있으며 원한다면
자유롭게 피아노를 칠 수도 있다. 그 밖의 특별한 날에는 다양한 이벤트들을 열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려 애쓰고 있는데, 여러가지 요소들을
동원하여 결과적으로 그곳에 머무는 모든 사람들이 내 집같은 편안함을 느끼고, 자유롭게 있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Moment족의 Moment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라.
살면서 우리는 자주 “Moment족”이 되기 쉽다. 앞서 언급했듯이 그 잠깐의 시간 동안 서로 필요한 욕구들은
다르지만, 많은 돈을 요구하는 일이거나, 특별한 조건이 필요한 일들이 아니었다. 잠깐 머물 수 있는 장소 또는 잠깐 무엇을 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한 이들에게 Ziferblat의 등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 최소 시간의 제한이 없어서 짧은 시간동안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
둘째, 잠깐 있다 가도 눈치보지 않고 당당하게 머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들이 잠깐 동안 그들의 욕구를 당당하고 편안하게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이 두 가지를 충족시키며 “Moment족”들을 공략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1. 저렴한 가격의
Waiting 메뉴의 도입
잠깐 시간이 비는 사람들의 경우는 가격이 부담되는 음식이나 음료를 사기 부담스럽고, 가게 입장에서는 주문하지 않고
있는 손님이 매우 불편하다. 아예 30분짜리 Waiting메뉴를 만들어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은 어떨까? 손님의 입장에서는 잠깐동안 머무는 시간에
대해 합리적인 비용을 지불하게 되어 좋고, 가게주인의 입장에서도 손님이 저렴한 값을 지불한 손님이 짧은 시간만 머물게 되니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2. 온전히 “Moment족”만을 위한
시간제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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